독후감 어떻게 써야 할까? 독후감 잘 쓰는 방법

🔅 초등학생 조카와 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네 살 위인 큰언니는 문학소녀였다. 별다른 유희거리가 없던 우리의 어린 시절에 언니는 학교에서 책을 자주 빌려왔었다. 나는 그 책들을 들춰보다 책 읽기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 때는 학교에서 독후감 문집을 만드는 활동이 필수였는데,  원고지에 독후감을 쓰고 송곳으로(펀칭기 같은 문구를 집에서 흔히 쓰던 때가 아니었다) 구멍을 뚫어서, 검은색 바인더 표지를 앞 뒤로 대고 끈을 묶어 서류철 모양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언니의 독후감 문집은 나에게는 또 하나의 탐독 대상이었다. 다이제스트 북이었고 권장도서 목록이었다. 타고난 기질이나 교과활동의 영향도 있겠지만 돌이켜보면 학창 시절 내내 '글 잘 쓰는 아이' 타이틀을 갖고 있었던 내게 가장 중요한 독서 선생님, 글쓰기 선생님은 다름 아닌 큰언니와 언니의 독서활동기록이었다.
 
  그런 언니도 아이 셋 기르며 생활에 바쁘게 살다 보니 책이니 글이니 하는 것과 거리가 생겼을 것이다. 그리고 내 자식을 직접 가르치는 건 누구나 쉽지 않은 일이라고 입을 모으지 않던가. 어느 날 언니가 조카들 국어 공부를 봐줄 수 있는지 물었다. 손을 놓은 지는 좀 되었으나 중고등학생들 과외와 학원 강의를 했었던 동생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했을 것이고, 아직 어린 아들을 키우며 소일거리라도 찾고 싶어 하는 동생을 배려하는 마음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나는 조카들과 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초등학교 5학년인 조카는 책 읽기를 좋아했다. 함께 동시를 읽으면 재미있게 감상할 줄도 알고 짧은 글쓰기를 시켜보면 바른 문장으로 곧잘 써냈다. 학교에서 쓰는 독서기록장을 제일 많이 써서 상도 받았다고 했다. 그래서 읽고 쓰는 즐거움을 놓치지 않도록 이끌어주기만 하면 되겠구나 생각했다. 잘 쓰지는 못한다는 언니의 말은 엄마의 기대가 높아서 오는 괜한 걱정이려니 생각했는데, 조카의 독후감을 보고는 고민에 빠졌다. 정돈되지 않은 글 속에는 지엽적이거나 단편적인 정보가 조금씩 나열되어 있을 뿐이고 책을 읽은 조카가 전하고 싶은 감상이 무엇인지는 알아차릴 수가 없었다. 대화로 독후활동을 할 때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였다. 독후감을 쓰라기에 많이 써보긴 했지만, 독후감이 무엇인지, 왜 쓰는지를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당장 독후감 쓰는 법을 어떻게 알려줘야하나 생각해보니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 지 난감했다. 나도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고 다른 사람이 쓴 걸 읽어보고, 과거에 그렇게 반복하면서 천천히 글쓰기를 체득했을 뿐 '글쓰기 방법'을 배웠던 것 같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조카의 선생님이 되어서 그저 하다보면 알게 된다 할 수는 없으니 가만히 독후감에 대한 고찰을 시작했다.
 


🔅 독후감은 어떻게 써야 할까? 독후감 잘 쓰는 방법

 

독후감이란 무엇인가?

  독후감을 잘 쓰려면 일단 독후감이 무엇인지부터 확실히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독후감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

독후감 (명사)  책이나 글 따위를 읽고 난 뒤의 느낌. 또는 그런 느낌을 적은 글.

 
정의된 의미를 천천히 살펴보면 결국 독후감 쓰기는 3가지 단계로 이루어진다.
 
▲책이나 글 읽기
▲읽은 후의 느낌 정리하기
▲글로 표현하기
 
이렇게 각 단계를 나누어 보니 독후감 잘 쓰는 방법을 찾을 단서가 보였다. 하나씩 나누어서 살펴보겠다.

 

1단계 <독서> - 책이 하는 말 듣기

 
  재미있게 책을 다 읽고서도 책을 덮은 뒤 감상을 물으면 종종 말문이 막힌다. 아이들만이 아니라 어른인 나도 그렇다. 아무리 간단한 책이라 해도  한 권에 담긴 내용이 가벼울 리 없는데 "읽어보니 어땠어? 무엇을 느꼈어?" 하는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간결한 질문을 던지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표현해야 할 지 막막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지사다.
 
  이것을 방지하려면 책을 읽는 과정에서부터 준비가 필요하다. 독후감 쓰기를 위한 독서는 최종적으로 글을 완성하기 위한 다분히 목적 지향적인 활동이므로 무작정 읽어내려가서 완독을 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책을 읽을 때에는 밑줄을 긋거나 플래그테이프를 붙이거나 메모를 하는 등의 방법으로 글의 전개에서 중요한 부분과 나에게 인상적인 부분을 따로 표시를 하는 과정을 꼭 거쳐야 한다. 이것은 나중에 책의 내용을 요약할 때 필요한 이정표를 세우는 것이다. 이렇게 독서를 마치면 세워둔 이정표를 모아 전체 그림의 윤곽을 쉽게 얻어낼 수 있다. 특히 <##줄거리 요약을 위한 부분##> 과 <##읽는 사람에게 인상적인 부분##> 을 각각 다른 방식으로 표시하면 이어지는 글쓰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한 권의 책을 읽는 것은 목소리를 찾는 과정이다. 작가가 글을 쓸 때에는 하고 싶은 말이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 독자의 마음에 와닿고 아니고는 두 번째로 치더라도, 제대로 독서를 마치고 나면 그 책을 통해 작가가 하고 싶었던 말이 무엇인지 하나 정도는 찾을 수가 있어야 한다.  보통 '주제'라고 하는 그것을 찾는 것은, 어렵게 숨겨둔 정답을 찾는 과정이 아니다. 대화할 때 상대방과 눈을 맞추고 귀 기울이듯 문장과 문단을 주의깊게 읽고 표시해보고 다시 읽으며, 책이 하는 말을 '경청'하다 보면 어렵지 않게 하나쯤은 찾을 수 있는 책과의 대화 과정이다.
 

2단계 <감상> - '나'와 '책'을 연결하기

  독후감이 대체로 천편일률적이고 재미없는 것은 줄거리 요약에 감상을 조금 붙여넣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글짓기가 워낙 어려우니 어쩔 수 없는 면도 있지만 그런 형태의 독후감 쓰기는 결국 알맹이 없는 형식적인 수고로움의 반복이 될 수밖에 없다. 주어진 책이 똑같아도 읽는 사람이 다르면 독서는 원칙적으로 다양하고 개성적인 결과물로 연결되어야 한다. 다시 인간관계에 빗대어 생각해보자면 어떤 사람에 대하여 주변 모든 사람이 동일하게 판단하지는 않는 것처럼 말이다. 그것은 각각의 관계에서 사람마다 같은 경험을 하지는 않기 때문이며, 같은 경험을 한다 해도 받아들이는 사람의 주관과 가치관에 따라 그 평가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인간관계와 달리 독서에서는 상당히 수동적이다. 책에 써 있으니 읽었을 뿐 더 나아가서 스스로 무언가를 생각해보지 않는다는 말이다. 독서를 할 때도 책의 내용을 나에게로 끌어오면 새로운 '감상'이 생겨난다. 그리고 그것이 독서의 재미와 의미가 된다. 굳이 수고스럽게 독후감까지 쓰는 것이 괜한 시간과 노력 낭비가 되지 않으려면 나와 책의 연결고리를 찾아 능동적인 독서를 해야한다. 나와 책을 연결하는 것은 질문하기를 통해 가능해진다. (주인공과 나의 공통점이나 차이점은? 주인공이 겪는 사건에 대한 나의 감정은? 책의 주제라고 생각되는 것에 대한 나의 생각은?)
 
  대부분의 독후활동은 질문에 답변하는 형식이다. 물론 처음부터 어린이가 스스로 질문을 만들어내기란 어려운 일이므로 그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다만 나는 주도적이고 능동적인 독서를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책을 읽는 사람이 스스로 질문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조카에게도 몇가지 예시를 주고 스스로 질문 목록을 만들어보라고 권해볼 계획이다. 
 

3단계 <글쓰기>  - '나'와 '나의 독자'를 연결하기

  1, 2단계는 수용자의 입장에서의 독서활동이라면  3단계에서는 다른 의미가 생겨난다. "쓴다"는 행위는 반드시 "읽는" 행위를 염두에 두고 일어난다. 수용자 입장의 독서는 독후감 쓰기 단계에 이르면 창작자 입장에서의 독서로 전환된다. 독후감 자체가 책과 독립된 하나의 글이 되므로 독자를 고려하는 하나의 완성된 창작물이 되어야 한다. 책에 대한 나의 '감상'이지만 그것이 곧 또 다른 '작품'이 될 수 있도록 글을 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신경써야 할 것들이 있다.
 
- 짜임새를 고민해야 한다.
두서없는 글은 하고싶은 말을 희미하게 만든다. 책의 말과 나의 감상을 확고히 다진 후에는 그 내용을 어떤 형식과 구성으로 전달할 지를 고민해서 글을 써야 한다.
 
- 표현력을 다듬어야 한다.
독후감도 새로운 작품이므로 읽는 사람에게 신선하고 감동적인 인상을 줄 수 있는 표현을 고민해야 한다. 수려하고 문학적인 표현은 다소간 재능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표현을 고민하고 다듬어서 쓰려고 노력하다 보면 보다 나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 글쓰기는 연습이 필요하다

  글쓰기는 결국 쓰는 사람의  끝없는 수련과 연습을 통해 완성된다. 내가 아니라 조카가 써야 한다. 그래도 방향을 잡고 목표를 세우는 것, 책읽기와 글쓰기를 반복하며 조카 스스로 어려움을 이겨내고 즐거움을 찾도록 돕는 것은 여전히 나의 과제이다. 그래서 앞으로 여러가지로 고민과 시도, 수정이 많을 것 같다. 그 과정을 이 카테고리에 포스팅으로 남겨보려고 한다.
 

2025.09.10 - [초등학생과 책 읽기] - 독후감 쓰는 법 - 줄거리 요약하는 법, 질문으로 감상 이끌어내는 법

 

독후감 쓰는 법 - 줄거리 요약하는 법, 질문으로 감상 이끌어내는 법

지난 포스팅에서 독후감의 개념과 독후감을 쓰는 방법에 대하여 전반적으로 이야기 했다. 2025.09.03 - [초등학생과 책 읽기] - 독후감 어떻게 써야 할까? 독후감 잘 쓰는 방법 독후감 어떻게 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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